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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마이 프렌즈 (Dear my friends)
368 Pages | 153*225mm ISBN : 9791187292241
This book is a novel based on K-drama "디어 마이 프렌즈/ Dear my friends".
Recommendable for Advanced learners.
All written in Korean.
tvN 화제의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 원작 소설!
노희경 작가의 명품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의 원작 소설이 출간되었다. 2, 30대의 달달한 로맨스도 아니고, 결혼과 유산을 둘러싼 막장 스토리도 아닌, 일흔 전후의 노인네들 이야기다. 드라마는 물론 소설로도 거의 다뤄지지 않은 우리 시대 노인들, 내 부모들의 진짜 인생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봄으로써 전 세대 시청자들에게 엄청난 호응과 찬사를 받은 이 작품이 노희경 작가의 언어 그대로 소설화된 것!!
[소설 디어 마이 프렌즈]는 작가인 완이가 엄마와 꼰대 친구들의 이야기를 1인칭 시점과 관찰자적 시점을 오가며 솔직하고 세밀하게, 때로는 발칙하게 묘사해 읽는 재미를 높임은 물론, 등장인물들의 숨겨진 사연과 심리 등을 더욱 깊게 파고들어간다. 또한 연하를 버리고 애매한 양다리를 걸치다 연하에 대한 사랑을 다시 깨닫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심리적 갈등을 가감 없이 드러냄으로써, 사랑과 현실 앞에서 수없이 갈등하고 흔들리는 인간의 본연을 심도 깊게 그려내고 있다.
엄마한테 자기 친구들 얘기 좀 소설로 써보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 완은 "늙은 꼰대들 얘기를 누가 돈 내고 읽어? 완전 개막장!"이라며 손사래를 친다. 그래서 초반 완이가 묘사하는 엄마와 엄마의 늙은 친구들은 고지식하고, 답답하고, 안하무인에 자기밖에 모르는 재수 없는 ‘노친네’들 그 자체다.
"불알도 안 달린 게 차는 몰고... 꼴값을 떤다."며 막말을 하지 않나, 배가 아프다고 아무 데서나 차 세우고 똥을 싸지 않나, 시도 때도 없이 불러내 운전을 시키지 않나, 늙어서도 서로 머리카락 쥐어뜯으며 싸우질 않나....
하지만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기도 싫었던 그들의 삶에 조금씩 스며들면서, 그녀는 30대인 자신과 6, 70대인 그들의 상처와 고민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누구에게나 인생은 만만치 않은 것이고, 그렇기에 지지고 볶고 싸우더라도 함께 손잡고 걸어갈 가족과 친구의 소중함을 알게 된 것이다.
* Table of contents
작가의 글 _ 우리가 사랑하는, 사랑했던, 순간은 버리고 싶은 부모들의 이야기
프롤로그
1. 미안하지만, 난 당신들이 궁금하지 않아요
2.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준다고?
3. 델마와 루이스처럼
4. 삶은 우리를 배반한다
5. 혼자 할 수 있어요, 혼자 살 수 있어요
6. 아픔 뒤에도 삶은 계속된다
7.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젊은 한때!
8. 차라리 꿈이나 주지 말지
9. 꼰대들, 진짜 염치도 없다
10. 다만 외로웠을 뿐
11. 감히 어린 내가 뭘 다 안다고
12. 삶이 쌓여 인생의 주름을 만든다
13. 왜 미워하지도 못하게…
14. 쥐어뜯고 싸워도 친구니까 괜찮아
15. 박완, 이제 그만!
16. 알아서 하게 내버려둬
17. 몰라줘서 미안하고 미안해
18. 죽어서도 뜨거운 화해는 가능하다
19. 바람이 분다, 파도가 친다
20. 되돌아갈 수 있는 길, 되돌아갈 수 없는 길
21. 늙어 좋은 게 뭔 줄 아냐?
22. 엄마도 없고 딸도 가고…
23.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24. 내 인생은 내가 주연이야
25. 뜻대로 안 되는 게 인생
26. 언제나 지금처럼 내 옆에
27. 삼십 년 전, 그날의 비밀
** Words from novel
“나 이번 주 도로연수 끝난다! 우리 세계 일주, 차로 하자! 둘이 번갈아서, 붕!”
이모는 엄마 요양원비 내고 남은 돈으로 최근에 면허까지 땄다. 순전히 세계 일주를 위한 대비로.
“그러다 뒤져.”
아저씨는 한껏 들떠 있는 이모 기분에 기어코 초를 친다. 소싯적 곱기도 고왔던 정아 이모를 졸졸 따라다니고 ‘쟤는 내 거다!’ 소문을 내가며 이모를 차지한 집념의 사나이가 석균 아저씨다. 그렇게 이모를 데려와 온갖 고생 다 시켜놓고, 이제는 이모가 자잘한 돈 한 푼 쓰는 것에도 열불을 낸다.
엄마와 희자 이모는 석균 아저씨가 빈말할 사람은 아니라며 정아 이모의 세계 일주를 철썩같이 믿고 있지만, 과연 짠돌이 석균 아저씨가 행여나 그래줄까? 물론 정아 이모의 꿈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라지만 나는 글쎄, 라고 본다.
(/p.25)
어느새 엄마는 이모들을 데리고 풀밭 쪽으로 가고 있었다. 나는 아침부터 이어진 어이없는 상황에 지쳐 운전석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고 말았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다 사이드미러를 보니, 저쪽 나무 밑에서 두 이모와 엄마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걸어오는 게 보였다. 볼일을 본 뒤 시원해진 희자 이모가 옆에 피어 있던 꽃을 꺾어 와 엄마와 정아 이모 귀에 꽂아주자, ‘똥내 나’ ‘미친년같이 뭐야’ 하며 퉁박을 주더니 이내 서로를 보며 천진난만하게 웃어댔다. 저 노친네들을 데리고 오늘 안에 동문회에 도착할 수나 있을까 싶어 한숨이 나왔지만, 귀에 꽂은 꽃만큼이나 환하게 웃는 그녀들의 얼굴에 나도 슬그머니 웃음이 났다.
(/p.35)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도 자꾸 충남 이모의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자기가 뭘 알아? 꼰대. 내가 이모라고 부르니까 진짜 이몬 줄 아나. 웃기고 있어.”
입을 삐죽이며 이모 흉을 봐도 산란한 마음은 그대로였다. 편하지 않았다. 충남 이모의 증언이 절대적으로 맞으니까.
그랬다. 엄마는 늘 누구에게나 후순위였다. 할아버지에겐 늘 관심 밖이었고, 할머니에겐 마흔 넘어 어렵게 낳은 장남이며 전기기술자 일을 하다 전봇대에서 떨어져 장애를 갖고 있는 나보다 어린 삼촌이 언제나 일 순위였다. 아빠에게는 숙희란 여자가 있었고, 나는 엄마를 너무도 사랑하지만… 제발 나랑은 상관없이 혼자 알아서 행복해주었으면 좋겠으니까.
눈을 감자, 어린 시절 그날의 엄마와 내가 보인다. 그때 그 일이 있고부터일까? 나는 엄마가… 아주 많이… 불편하다.
(/p.78)
“아, 살 것 같다…. 너무 좋다.”
실컷 노래를 부르고 나서 희자 이모가 중얼거렸다.
“죽겠다고 할 땐 언제고 좋기는… 지랄. 너 왜 그랬냐? 대체 왜 죽으려 그랬어”
내내 울 것 같은 표정이던 정아 이모가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깨진 전구도 혼자선 못 가니까. 의사가 망상도 있다 그러고. 이러다 치매 걸리면… 우리 착한 민호도 결국엔 화내고 지치겠다 싶어서 그냥….”
“자식이 돼서 그만한 일은 해야지! 그래서 지금 네가 치매 걸렸냐? 걸릴 수도 있으니 조심하란 소릴 괜히 겁먹고! 나랑 같이 죽자며? 너 죽으면 나는? 나는!!”
정아 이모가 울먹이며 다그쳤다. 무려 육십여 년을 함께해온 친구다. 종종 어린애처럼 굴기도 해서 동생 같을 때가 많지만, 희자 이모는 정아 이모 인생에 그 누구보다 중요한 존재다. 그런 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 정아 이모는 매정하게 말 한마디 없이 가려고 했던 친구에 대한 배신감에 기가 막혔고, 한편으로는 오죽하면 그런 결심을 했을까 싶어 가슴이 옥죄는 아픔을 느꼈다. 희자 이모는 그런 정아 이모의 마음을 다 안다는 듯, 그렁그렁 눈물 맺힌 예쁜 눈을 반짝이며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게. 네가 있는데. 그치”
“개그지 같은 게…. 의리 없는 년.
(/p.107)